2013. 3. 16. 토요일.
각자의 삶을 살아가던 그와 내가 만나
우리로 살아가겠다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약속하던 날.
2017. 3. 17. 목요일.
만 4년, 그리고 5년차에 접어든 여전히 신혼인 우리.
짧다면 짧은 시간, 길다면 긴 시간 우리는 조금씩 서로에게 익숙해져왔고
서로에 대해 조금씩 더 알아가며, 서로에게 조금씩 관대해져 가고 있다.
무엇을 하지 않아도 혹은 무엇을 해도 가장 편안한 가족이 되어가고 있다.
결혼기념일이 가까워오자 신랑이 엄마에게 전화를 해서
"장모님, 목요일이 저희 결혼기념일이예요.
예쁜 딸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신랑이 참 고맙다.
그 짧은 말이 내게는 큰 울림이 되었나보다.
결혼예배 이틀 전 서로에게 편지를 써오라는 주례 목사님의 말씀대로
우리는 각자 서로에게 편지를 썼고, 편지를 쓰며 각자 얼마나 울었던지.
그 때의 감정과 마음이 신랑과 엄마의 통화로 다시 살아나는 것 같다.
서로를 만난 것이 삶에 가장 큰 선물이 되어 우리의 삶으로 왔다.
그래서 마음 깊은 곳을 누군가 휘저은 것 같이 감사와 감격이 일어난다.
함께하는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갈수록 편안함과 익숙함을 넘어
서로를 향한 사랑과 존경이 더욱 더 길어지기를.
2017. 03.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