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학부모 중 한 분이 상담을 받고 오셨다며 잠깐 이야기를 나누자고 하셨다. 아이가 성실하게 해내고자 하는 마음은 큰데 강한 우뇌여서 수학, 과학 공부를 하는 것에 많은 스트레스 받았을거라는 이야기를 들으셨단다.
아이가 그동안 받았을 스트레스와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며 아이에게 못할 소리했던 것이 너무 미안하다며 내 앞에서 눈물을 보이신다.
아이를 키운 적은 없지만이런 간접 경험을 할 때마다 부모도 아이와 함께 자라나는 거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늘 좋은 것만 주고 싶고 좋는 세상만 경험하게 해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 가끔은 주객이 전도되어 다른 사람의 말만 따라가다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다. 생김새가 모두 다르듯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싫어하는 것과 못하는 것이 모두 다를텐데 말이다. 성공위주의 사회에서 아이였을 때부터 경쟁을 배우고 누구보다 잘해야 하고 어느 학교를 나와야 하고 번듯한(?) 직장에 다녀야 잘 사는 것처럼 꾸며진 허황 속에서 아이를 아이답게, 가장 그답게 키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 되었나.
아이도 세상이 처음인 것 처럼 부모도 부모로서의 삶이 처음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수가 있기 마련이다. 실수를 하지 않는 완벽한(?) 부모는 없다. 사랑하지 않아서 실수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연약한 인간이기 때문에 그렇다. 다만 서로를 신뢰하며 인정해주고 기다리는 것, 그것이 가장 큰 사랑의 표현임을 기억하고 노력한다면 조금은 가장 나답게, 지어진 목적에 맞게 아이와 함께 자랄 수 있지 않을까.
2017. 03. 09.
매일의 기억